유럽 건축 보존의 역사, 르네상스(1)


유럽의 르네상스 시기 건축 보존

르네상스(Renaissance)는 14세기부터 17세기까지 유럽에서 일어난 문화적 부흥 운동으로, 재생 또는 부활을 의미합니다. 이 시기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예술과 학문을 재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와 예술을 창조한 시대였습니다. 건축은 르네상스의 핵심적인 분야로서, 예술과 과학의 융합을 통해 혁신적인 발전을 이룩하였습니다. 건축 보존은 역사적, 문화적, 예술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을 원형 그대로 유지하거나 복원하여 후대에 전승하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이는 건축물 자체의 물리적 보존뿐만 아니라, 그 건축물이 담고 있는 역사와 문화, 예술적 가치를 함께 보호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중세 유럽에서는 고대 건축물에 대한 관심과 보존 의식이 비교적 낮았습니다. 많은 고대 로마와 그리스의 건축물들이 파괴되거나, 건축 자재로 재사용되었으며, 이교도의 유산으로 간주되어 무시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대의 유산은 점차 사라져 갔고, 그 가치에 대한 인식도 부족했습니다. 건축물은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이 아니라, 그 시대의 사회, 문화, 예술, 기술 등을 담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따라서 건축물의 보존은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르네상스 시기에는 고대 문명의 재발견과 계승이 중요시되었기 때문에 건축 보존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었습니다.

르네상스는 휴머니즘의 영향을 받아 인간 중심의 사고와 고대 문명에 대한 관심이 증대된 시대였습니다. 이에 따라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건축물과 예술 작품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고대의 조화로운 비례와 미적 기준은 르네상스 예술가들과 건축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건축 양식이 탄생하였습니다. 르네상스 시기의 예술가와 건축가들은 고대 건축물의 잔해를 탐구하고 연구하였습니다. 그들은 고대 건축물의 도면을 그리고, 구조와 설계를 분석하며, 이를 복원하거나 재해석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고대의 건축 지식을 되살리고, 그 가치를 인정하여 보존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졌습니다. 르네상스 건축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건축 양식을 부활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고딕 양식을 거부하고, 대칭과 기하학적 요소 등을 중요시하였습니다. 르네상스 시기에는 고대 건축물의 연구 결과와 지식을 널리 전파하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건축가들과 예술가들은 여행과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을 서적과 도면으로 남겨 후대에 전수했습니다. 이러한 교육과 지식의 공유는 건축 보존의 필요성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도시와 지역은 건축물의 유지와 보존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기의 건축물들은 종교와 정치의 중심지로 활용되었으며, 이러한 건축물의 보존이 곧 권력과 안정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귀족과 부유층들은 자신들의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건축물의 보존과 유지에 많은 투자를 하였습니다.

르네상스시기 건축 보존의 특징은 건축 기법의 발전 또한 건축물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돔 구조의 보강 기술이 발달하면서 많은 건축물들이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건축물의 기존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필요한 부분만을 복원하는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원래의 건축물에 사용된 재료를 최대한 비슷하게 구하는 노력이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해 원형에 가까운 보존이 가능했습니다.

Heidelberger Schloss, Jacques Fouquières 1960



유럽 국가별 사례와 보존 건축가


1. 이탈리아

  • 피렌체 대성당(Santa Maria del Fiore): 피렌체의 상징인 이 대성당은 고딕 양식으로 건축되었지만, 르네상스 시기에 돔이 추가되며 새로운 건축 양식을 선보였습니다. 기존의 고딕 구조를 보존하면서도 혁신적인 돔 구조를 적용한 사례입니다.
  • 로마의 판테온(Pantheon): 고대 로마의 신전을 르네상스 예술가들이 연구하고 보존함으로써 고전 건축의 원형을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판테온은 미켈란젤로를 비롯한 많은 건축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보존 노력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 필리포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 피렌체 대성당의 돔을 설계하여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을 조화롭게 결합한 건축가입니다. 그는 기존 구조를 보존하면서도 기술적인 혁신을 이루어냈습니다.
  •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Leon Battista Alberti): 건축 이론가로서 고대 로마의 건축물을 연구하고 이를 르네상스 건축에 적용하려 노력했습니다. 그의 저서 “De Re Aedificatoria”는 건축 보존과 재건에 대한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2. 프랑스

  • 샤토 드 블루아(Château de Blois): 중세부터 르네상스까지 여러 시기에 걸쳐 확장된 성으로, 각 시대의 건축 양식이 하나의 건물에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보존과 개조를 통해 건축적 유산을 유지한 사례입니다.
  • 루브르 궁전(Palais du Louvre): 원래 중세의 요새였던 루브르는 르네상스 시기에 프란시스 1세에 의해 개조되어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을 도입했습니다. 기존 구조를 일부 보존하면서 새로운 양식을 반영하였습니다.
  • 피에르 르스코(Pierre Lescot): 루브르 궁전의 개조에 참여한 건축가로 프랑스 르네상스 건축의 선구자이며, 그는 중세의 구조를 보존하면서도 르네상스 양식을 도입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 장 불랑(Jean Bullant): 건축가이자 이론가로서 고전 건축의 비례와 조화를 프랑스 건축에 적용하려 노력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보존과 혁신이 조화를 이루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3. 독일

  • 하이델베르크 성(Heidelberger Schloss): 중세에 건축된 이 성은 르네상스 시기에 확장되고 개조되어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을 모두 갖추게 되었습니다. 전쟁과 화재로 손상되었지만, 부분적인 보존과 복원을 통해 현재까지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 뉘른베르크 시청(Nuremberg City Hall): 원래 고딕 양식으로 건축되었으나 르네상스 시기에 확장되며 새로운 양식이 도입되었습니다. 기존 건축물을 보존하면서 확장한 사례입니다.
  •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주로 화가로 알려져 있지만, 건축과 공학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의 이론과 작품은 독일 르네상스 건축의 발전과 보존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 엘리아스 홀(Elias Holl): 아우크스부르크의 시립 건축가로서, 르네상스 양식을 독일 건축에 도입하였고, 그의 작품들은 기존의 고딕 구조를 보존하면서도 르네상스의 미학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4. 영국

  • 햄튼 코트 궁전(Hampton Court Palace): 헨리 8세 시기에 건축된 이 궁전은 중세와 르네상스 양식이 공존하는 건축물로, 보존과 개조를 통해 다양한 건축 양식을 담고 있습니다.
  • 세인트 폴 대성당(St. Paul’s Cathedral)의 이전 건물: 원래 고딕 양식으로 건축되었지만, 르네상스 시기에 일부 개조되며 새로운 양식이 도입되었습니다. 대화재로 소실되기 전까지 보존 노력이 이루어졌습니다.
  • 인이고 존스(Inigo Jones): 영국 최초의 전문 건축가로서 이탈리아 르네상스 건축을 영국에 소개하였습니다. 그는 기존 건축물의 보존과 새로운 설계를 조화롭게 결합했습니다.
  • 로버트 스미스슨(Robert Smythson): 르네상스 양식을 영국의 컨트리 하우스 디자인에 적용하였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기존 구조의 보존과 혁신적인 설계를 통합한 사례로 알려져 있습니다.


5. 스페인

  • 알카사르 데 세고비아(Alcázar of Segovia): 중세의 요새에서 르네상스 시기에 궁전으로 개조되었습니다. 기존의 무데하르 양식을 보존하면서 르네상스 요소를 추가한 사례입니다.
  • 엘 에스코리알(El Escorial): 필립 2세에 의해 건축된 이 복합 건물은 수도원, 궁전, 도서관 등을 포함하며, 스페인 르네상스 건축의 정수로 평가됩니다. 기존의 전통을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양식을 도입하였습니다.
  • 후안 데 에레라(Juan de Herrera): 엘 에스코리알의 설계자로, 스페인 르네상스 건축의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의 스타일은 ‘헤레란 양식’으로 불리며 건축 보존과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였습니다.
  • 디에고 실로에(Diego Siloe): 건축가이자 조각가로서 그라나다 대성당 등의 설계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는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을 조화롭게 결합하였습니다.


El Escorial CC BY-SA 4.0


르네상스 시기의 건축가들은 이전 시대의 건축물을 단순히 파괴하거나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치를 인식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는 고대의 미학과 조화를 이루려는 르네상스 정신과도 부합합니다. 새로운 건축 양식을 도입하면서도 전통적인 요소를 보존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통해 건축물의 역사성과 예술적 가치를 동시에 유지하였습니다. 귀족과 왕실, 종교 기관 등이 건축 보존과 개조에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들은 예술과 건축을 통해 자신의 권위와 지위를 나타내고자 하였으며, 이를 위해 건축가와 예술가들을 후원하였습니다. 르네상스 시기의 유럽은 건축 보존에 있어 혁신과 전통이 공존하는 시대였습니다. 각 국가에서는 고유한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건축 보존과 개조가 이루어졌으며, 이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유산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배경에는 건축가와 예술가들의 열정, 후원자들의 지원, 그리고 지난 시대의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적 인식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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